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이해하지 못할 해괴한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그리고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문득 옛날 기억이 난다. 이명박 정부 시절,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추모식에는 방아타령을 연주 하려고 하더니, 급기야 박근혜 정부 들어서 박근혜 정부가 직접 국가 추념일로 지정까지 한 이 날, 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제주에선 해괴한 노래가 실제로 울려 퍼졋다.

 

5.18 추념식에서 울려퍼졌을 뻔한 금강산과 방아타령

 

정확히 이명박 정부 때였다. 이명박은 그때 무슨 일정이 있었나, 그래서 이명박이 직접 오진 않았고 정운찬 총리가 이명박을 대신해서 광주를 방문햇었다. 그리고 연설문을 대독하기 전, 단상에 오를때 연주하기로 예정했던 음악이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우리 어릴때 고무줄 놀이 하며 수도 없이 불렀던 노래였다.

 

그리고 억울하게 희생된 넋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주 할뻔했던 음악이 방아타령이다. 이 방아타령,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나. 방아타령은, 한마디로 절구통 방아를 찧으면서 흥얼흥얼 하던 노래가 구전으로 구전으로 흘러 내려온 노래다. 예전 우리 아낙네들이 노동의 힘겨움을 이겨내기 위해 흥얼흥얼 노래처럼 부르기도 하는 이노래 안에는 정말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그런데 이 방아타령 안에는 노동의 힘듦을 이겨내기 위해 그냥 그 노동하는 시간을 유하게 흘러가게 하기 위해 그냥 좋게 좋게 흥얼거리는 노래인가. 그건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B급으로 이야기하는 성()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다. 하다못해 연예인들의 열애설에 온갖 성적인 이야기가 다 나온다. 그렇게 성적인 루머와 가십거리를 아주 노골적으로 뒤섞어서 아무렇게나 배설하고 다닌다.

 

그런데, 다만 이 방아타령이나 구전으로 전해 내려 오는 타령 혹은 민요에는 이 성적인 표현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아주 은밀하고 아주 세밀하게 함축되어 있다. 이건 내가 음란마귀에 빙의되서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가끔 새벽 잠에서 깨서 할게 없나 두리번 거리다 TV 리모컨을 돌리면, 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찍은 약간 B급 영화를 틀어 줄때가 있는데 항상, 옛날 남녀가 만나 이야기 하거나 그 이상의 진도를 나갈때 사용 되었던 공간은 물레방아간이었다.

 

남녀가 만나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남자가 여자를 짚단위에 눞히는 순간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화면으로 화면이 전환되고 그리고 여자가 옷을 추스리며 일어나는걸로 그 모든 행위를 함축적으로 표현, 그리고 그렇게 넘기는거지. 그게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아직도 그때의 그런것들이 전해 내려 와서 '떡을 친다.'  이런 말로 성적인 표현을 에둘러 한다.

 

방아타령은 기본적으로 할머님들, 할아버님들, 환갑잔치, 고희잔치 할때나 부르거나 연주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청춘을 불 사르시며 오래오래 백년해로 하라는 의미로 자주 연주되고 또 불려지는 노래인데, 광주 5.18 희생자 추념식을 할때 울려 퍼질뻔한 금강산과 방아타령을 생각해 보자. 뭐 이왕 죽은거니, 혼령으로 나마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유람하시고, 비록 백년해로 하시진 못하셧지만 혼령들끼리 서로 만나 방아(?)를 찧으며 백년해로 하라는 의미인가? 참내, 생각해도 어이없네.

 

4.3 이란 무엇인가.

 

4.3이 무엇인지 의미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수가 없다. 작년에 감자를 제주도 방언 '지슬' 이라고, 그것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가 개봉을 했었는데 이건 제주 4.3 사건을 영화화 한 것이었다. 당시 이승만 정부 시절, 제주에선 그래 백번 양보해서 좌익세력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승만을 엄호하는 우익세력 역시 존재하고 있었지.

 

이승만이 불법으로 권력을 찬탈 하려고 하니, 좌익세력은 이에 반발해서 300여명 정도가 무장을 해서 경찰서를 털었다. 그런데 1년 전 3.1운동 기념식에서 기마경관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여 죽는 일이 벌어졌고, 이를 본 일반 양민들은 기마경관에게 돌을 던지고 야유를 보내며 경찰서까지 쫓아갔다. 이때 이 사건은 시간을 꽤 길게 끌었고, 또 많은 피를 흘렷다. 그리고 그들은 이때의 트라우마가 강했었나보다.

 

1년전의 이 트라우마 때문에 부정으로 권력을 찬탈하려 할 당시, 이승만과 우익세력은 좌익을 뿌리뽑는 다는 명목하에, 엄한 민간인들까지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좌익세력 역시도 엄한 민간인들을 학살하지. 그 학살하는 방법이 이러했다. 서로간의 감정을 더욱더 부추기기 위해서 일반 민간인을 죽이거나 그들의 집에 불을 질러서, 이게 누구 때문이다! 라고 감정을 격화시키거나 제주 해안 섬 얼마부터 얼마까지 선을 그어놓고 여기 이상 올라오면 너희들은 '좌익 세력 빨갱이.' 라는 낙인을 찍어 죽이는거지.

 

해안선 쪽으로 내려가도 좌익세력의 위협을 받고, 그렇다고 해안선 위로 올라가자니 빨갱이로 취급당해 우익세력에게 죽임을 당하고, 오도가도 못하고 급기야 어떤 양민들은 보따리를 싸들고 부랴부랴 산으로 들어간다. 산으로 들어가서 동굴안에 숨어 들어가 양식으로 준비해온 지슬, 그러니까 감자를 서로 나눠먹으면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친일파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자신을 괴롭혔던 이웃을 용서하기도 하고, 집에 두고 온 돼지 걱정도 한다.

 

이것이 영화 지슬이었고, 그리고 그 지슬은 좌익세력, 우익세력 그 어떤 것도 이야기 하면서 누가 잘했네, 누가 잘못했네 편들어주거나 깎아내리지 않는, 절대 편향되지 않은 오롯이 그때 무자비하게 학살을 당해야만 했던 민간인들, 양민들에게 촛점을 맞춘 이야기였다.

 

이것이 4.3이고, 300여명을 잡겠다고 3만명 이상의 무고한 양민들을 갖다 잡아 죽인건 분명히 잘못된거지. 이게 뭐 말이나 되는 소린가. 빈대 한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워먹어 놓고선 아직도 이들을 부정하고, 이들을 다시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새누리당 하태경의원은 당장이라도 제주도 가서 무릎꿇고 희생자들 앞에서 사과를 하든 뭘하든 해야지.

 

4.3 희생자 추념식에 울려퍼진 아름다운 나라.

 

그때 그렇게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던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했었다. 그리고 손수 이날을 국가 추념일로 지정까지 해줬지. 그런데 그 첫번째 국가 추념일에 그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부른 노래가 이거다.장례식 찾아가서 신난다고 상주 앞에서 에헤라디야 잘 돌아간다 춤추며 타령하는 꼴이다.

 

노래 가사대로 참 아름다운 꿈이 있는 이 땅위에 태어난 당신인데, 당신이 죽어서 다행이다며 약 올리나? 그것도 아니면 이거 뭐라고 해석해야 되나, 슬프게 여자 혹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사람에게 'ㅋㅋ 너도 결국엔 헤어질줄 알았다.' 약 올려봐라, 뺨 안맞으면 다행이다.

 

노래를 해야 할 때가 있고, 노래를 하지 말고 슬픔에 공감 해주고 위로에 이야기를 건네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하다못해 예전에 정말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젖어 있는 나를 위해서 동생이 '호상이다. 호상.' 이라는 어줍잖은 말로 나를 위로하려 했을때 '사람이 죽었는데 즐거운일이 어디있고 비극이 어디있냐.' 라며 혼을 냈던것 처럼.

 

제주 4.3은 너무 아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저번에도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다. 과거는 현재의 뿌리고, 현재는 미래의 뿌리이다.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바로 잡지 않으면 미래는 더 돌이킬수가 없다. 각도기 1도가 비록 별거 아니어 보이지만, 선을 길게 긋고 나면 그 1도라는 그 별거 아닌 각도의 오차로 건물이 뒤틀리거나 쓰러지는 것 처럼 말이다.

 

정말 이상하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꼬투리 잡아 조랄거리고 있는 내가 이상한건지, 아니면 저런 상황에서 저런 노래를 하면서 저노래가 그 넋들을 위로하는 노래라고 이야기 하는 저 사람들이 이상한건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작 이꼴 보여 주려고 그때 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시켜주겟다는 약속을 한거냐며 박근혜 현 대통렁에게 묻고싶다.

Posted by 난 아직도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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